6개 챕터 중 1번째
어둠 속에서 나타난 남자
순수한 그림자를 배경으로,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이 남자를 보십시오. 엘 그레코는 크레타 태생의 이 예술가가 카스티야에 정착하여 자신만의 기묘하고도 강렬한 화풍을 정립한 직후인 1580년경, 톨레도에서 이 작품을 그렸습니다. 테이블도, 창문도, 가문의 문장도 없이 모든 것이 생략된 채, 오직 세 가지 요소만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.
창백한 얼굴, 하얀 러프 칼라, 그리고 심장 위에 평평하게 얹은 손입니다. 이것은 절제의 초상이며, 무언가를 침묵으로 맹세하는 스페인 귀족의 모습입니다. 우리는 그의 이름을 알지 못하며, 오직 이 몸짓만을 기억할 뿐입니다.